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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제34회 한터 백일장 논술 심사평 & 수상작
작성자 센터지기 등록일 2025.04.21
제34회 한터 백일장 논술 심사평 & 수상작

◼︎ 논제

'피크 코리아(Peak Korea)'는 한국 경제가 과거 고도성장기를 거치고 나서 성장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에 들어섰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대해 논하되 향후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시오.


◼︎ 심사평

025년은 ‘정치의 해’인 동시에 ‘경제의 해’이기도 합니다. 비상계엄과 내란 사태로 인한 대통령 탄핵과 조기 대선,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주도하는 관세 전쟁 등 나라 안팎의 격동이 모든 분야에서의 급격한 변화를 예고합니다. 올해 언론사 입사 준비생들은 이러한 국내외 정세와 관련한 주제들을 먼저 정리해야 논술 전형에 효과적으로 대비할 수 있습니다.

이번 백일장 논제는 한국 경제의 핵심 이슈를 다룹니다. “'피크 코리아(Peak Korea)'는 한국 경제가 과거 고도성장기를 거치고 나서 성장이 정점을 찍고 내리막에 들어섰다는 주장이다. 이 주장에 대해 논하되 향후 성장률 하락을 방어하기 위한 대안을 제시하시오.”라는 게 논제입니다.

경제 분야 논제로 논술을 쓸 때 유념해야 할 것은 경제 현상을 경제적 관점에서 다룰 줄 알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즉, 경제 현상을 객관적으로 설명할 수 있는 개념, 이론, 틀을 동원해서 논증해야 설득력이 높아진다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서 대학에서 경제학 전공자들이 공부하는 경제학 교과서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제 전반에 대한 관점과 기본 지식을 정리해 놓은 기본서 1~2권 정도는 읽고 익혀둘 필요가 있습니다.

이번 논제에 응모한 글들의 논지(주장하는 바의 핵심 내용)는 비슷하거나 겹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피크 코리아’에 대한 대안으로 산업구조 개혁, 노동시장의 이중구조 개혁, 수출과 수입의 다각화 등을 주요한 논거로 삼은 글들이 대부분이었습니다. 이렇게 논지가 비슷해질 때는 논지 자체를 차별성 있게 쓰는 게 유력한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최우수작은 다른 글들에 비해서 추상의 층위가 높은 글입니다. 대한민국 정부 수립 이후 꾸준히 유지되어온 ‘경제성장’ 담론에 근본적인 문제제기를 하고 있습니다. 권위주의적 발전국가가 추구하는 국가주의 이데올로기의 경제적 버전이 ‘피크 코리아’ 담론인 만큼 이를 극복할 근본적 대안을 찾아야 한다는 게 이 글의 논지입니다. 논지 자체의 차별성이 돋보입니다.

우수작 3편은 논술이 요구하는 바, 즉 논지의 일관성과 명확성, 구조의 완성도, 논증의 설득력 등을 두루 갖춘 글들입니다. 특히 해당 주제에서 가장 핵심적인 논거가 무엇인지를 찾아 깊이있고 통일성 있는 글을 전개한 점이 3개 글을 관통하는 장점입니다.

논술 백일장에 응모해준 모든 준비생들께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수고하셨습니다.


■ 최우수작 (신동우)

경제 성장만큼 국가주의의 이데올로기가 원활히 작동하는 분야를 찾기는 쉽지 않다. 국가주의란 단일한 공동체로서의 국가를 상상하여 국가의 이익을 개개인의 이익보다 압도적으로 우선하는 원칙이다. 국가주의 속 국민은 독립된 인격이기 전에 각각의 국가에 속한 구성원이다. 달리 말해, 국민이란 호칭은 주어가 아닌 목적어이며, 모든 국민은 ‘국경’이라는 인위적 경계 안의 이익에 복무해야 한다는 것이 국가주의의 요체다.

한국전쟁 이후 반공 권위주의적 발전국가에서 대다수 국민들은 목적어로서의 삶과 순응을 강요받았다. 군부정권 하에 북한과의 군사적 대립과 체제 경쟁을 이유로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만이 한국의 국익으로 상상되었고, 그 속에서 개인의 인권과 정치적 자유, 노동자의 권리를 비롯한 다른 가치들은 철저히 묵살되었다. 국가가 실존적 위기에 놓여있다는 위협의 서사에서 정권의 안보는 곧 국가 안보가 되었고, 소수의 기업들은 기업가 정신과 국가의 지원이 맞물려 재벌이 되었으며, 한국은 불균형적이지만 급격하게 성장할 수 있었다. 이렇듯 한국 현대사에서 국가주의는 잔혹한 지배 이데올로기로 작동하는 한편, 달콤한 성장의 과실 역시 제공했다.

오늘날 한국 경제가 안팎에서 정점을 찍고 내리막길로 들어섰다는 ‘피크 코리아’ 진단이 힘을 얻고 있다. 이에 따르면 밖에서는 그동안 한국 경제가 성장해 온 세계 자유무역 질서가 근본적으로 퇴조했다.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자국 우선주의와 산업정책이 세계의 표준이 되었고, 미·중 전략경쟁이 본격화하며 탈냉전기 한국 외교의 노선이었던 ‘안미경중’은 불가능해졌다. 더욱이 한국 경제의 성장을 추동했던 자동차와 배터리, 반도체를 비롯한 제조업 및 첨단산업 분야 역시 중국의 산업 발전과 기술 자립화 경향에 따라 한국의 비교우위는 빠르게 줄어들고 있다. 이에 더해 안에서는 저출생과 고령화에 따른 인구 감소, 막대한 가계부채와 내수 부진이 한국 경제의 고질적 문제로 지적된다.

이러한 피크 코리아 담론이 의미하는 바는 무엇인가? 우리는 고도성장기인 과거를 그리워하거나 과거로부터 해답을 찾아야 하는가? 오늘날 과거로 돌아갈 수 없다는 점은 분명하다. 경제 성장이 성숙 단계에 들어서면 그 폭이 하락하는 것은 보편적 현상이다. 오히려 한국의 문제는 과거 발전국가 시대의 병폐를 제대로 치유하지 못한 것에 있다. 권위주의 정권은 국가 안보와 경제 성장을 명분으로 대다수의 노동자와 시민들의 권리에 심각한 제약을 가했다. 오늘날 세계 10위권 경제인 한국이 OECD 국가 중 연간 노동시간과 노인 빈곤율이 최상위권이라는 점은 성장만을 우선시하고 국민 개개인의 삶은 돌보지 않은 발전국가적 성장의 유산이다.

발전국가와 이를 뒷받침하는 국가주의에 따른 폐단은 비단 경제 영역에 국한되지 않는다. 거시적으로 보면 가장 심각한 문제는 성과 지상주의다. 결과가 수단을 정당화하며 능력주의를 극단적으로 신봉하는 체제의 규칙은 성찰하지 못하는 엘리트들을 낳았다. 생명을 살려야 할 의사들은 환자의 생명을 볼모로 자신들의 이권을 위해 목소리를 높이고, 법을 전공한 율사들은 온갖 법 기술을 활용해서 헌법 정신을 유린하고 국가의 민주주의를 파괴하면서도 죄책감을 느끼지 못한다. 이러한 현실에서 우리는 안심하고 아이를 낳고 기를 수 있을까? 학교와 사회가 민주주의를 제대로 가르치고 ‘국가 발전’에 이바지할 인재들을 키워낼 수 있을까? 따라서 피크 코리아론에 대응하는 올바른 방법은, 역설적으로 이러한 고정관념을 전복시키는 것이다. 추상적이고 위압적인 국가주의가 아닌, 다수의 국민‘들’이 살고 싶은 세상을 만들어 가는 것이다. 이는 성장률 방어에 즉각 효과를 가져올 수는 없겠지만, 가장 근본적인 해결책일 것이다.


■ 우수작1 (손세일)

성장률이 떨어지면, 나라가 내리막에 접어든 걸까. ‘피크 코리아’ 담론은 한국 경제가 고도성장의 정점을 찍고 하강 국면에 들어섰다고 진단한다. 얼핏 그럴듯하지만, 실상은 과도한 해석에 가깝다. 이 담론은 ‘성장률 하락’이라는 현상 자체는 정확히 포착했지만, 그 원인 분석은 빈약하고 경제 성장에 대한 비판적 성찰도 결여돼 있다. 성장률 하락은 경제 규모가 일정 수준에 도달한 사회라면 필연적으로 겪는 구조적 현상이다. 경제 규모가 작을 때에는 작은 변화에도 높은 성장률이 나타나지만, 일정 규모를 넘어서면 성장 속도는 완만해질 수밖에 없다. 한국이 1960~80년대 기록한 고성장은 당시 경제의 절대적 규모가 작았던 시기의 특수한 결과였다. 지금의 성장률 하락을 단순히 ‘정점 이후의 추락’으로 해석하는 것은, 경제 현실에 대한 오독이다.

피크 코리아 담론은 ‘낙수효과’에 대한 기대 위에 서 있다. 경제가 빠르게 성장하면 국민의 삶도 자연스레 풍요로워질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산업화와 자본주의를 거치며 우리는 이 믿음의 허점을 목격했다. 경제는 고도성장을 이뤘지만 ‘빈곤’이라는 개념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빈부 격차와 불평등은 심화됐다. 지니계수 등 소득 불평등 지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을 보이며, 첨단 기술의 발전은 사회적 약자의 생활 수준을 실질적으로 끌어올리지 못하고 있다. 정치경제학자 더글라스 러미스는 저서 <경제성장이 안되면 우리는 풍요롭지 못할 것인가>에서 “한때 사치품이었던 컴퓨터와 휴대폰이 이제는 필수품이 되었고, 이로 인해 새로운 형태의 빈곤이 생겨났다”고 지적했다. 성장의 혜택이 고르게 분배되지 않는다면, 성장은 소외층에게 오히려 폭력이 될 수도 있다.

이와 비슷한 문제의식은 1970년대 로마클럽의 보고서 <성장의 한계>에서도 제기됐다. 보고서는 성장이 지속될 경우 자원 고갈과 환경 재앙 등 돌이킬 수 없는 사회 붕괴가 초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핵심은 “성장을 멈추자”가 아니라, “지속 가능한 방식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위험하다”는 데 있었다. 오늘날의 성장률 둔화는 어쩌면 그 전환을 촉구하는 신호일지 모른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성장률 수치에 집착하거나 반대로 성장을 무작정 포기하는 게 아니라, 성장의 ‘방식’과 ‘방향’을 바꾸는 일이다. 성장률 대신 국민행복지수, 건강수명 등 삶의 질을 측정할 수 있는 지표를 경제정책의 기준으로 삼는 사고의 전환이 필요하다. 속도보다 중요한 것은 내용이며, 양보다 중요한 것은 지속가능성이다.

한국 경제는 정점을 찍은 것이 아니라, 방향을 바꿔야 할 전환점에 서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성장률 수치를 끌어올리는 단기 처방이 아니라, 성장을 지속 가능하게 만드는 구조 자체를 다시 설계하는 일이다. 조세를 통한 재분배로 소득 격차를 완화해야 한다. 청년층의 주거와 노동 문제 역시 방치해서는 안 된다. 핵심은 성장의 구조를 바꾸는 것이다. 돌봄과 환경, 지역균형 발전은 단순한 복지 차원이 아니라, ‘미래의 성장 동력’이 될 수 있다. 성장은 이제 ‘얼마나 많이’의 문제가 아니라, ‘어떻게 지속할 것인가’의 문제다. 경제는 산봉우리처럼 꼭대기를 찍고 멈추는 것이 아니라, 물줄기처럼 지속되는 것이다. ‘피크’ 이후에도 경제는 흐른다. 중요한 것은 그 물줄기를 어디로 이끌 것인가다.


■ 우수작2 (박은영)

경제학자 조지프 슘페터는 자본주의 발전을 ‘창조적 파괴’의 과정으로 설명했다. 기존 산업과 경제 구조가 한계에 직면할 때, 혁신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해 경제는 다시 성장 궤도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 관점에서 본다면 ‘피크 코리아’ 담론은 단순한 쇠퇴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한국 경제가 기존 성장 모델을 넘어설 전환점에 도달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을 보면, 한국 경제는 창조적 파괴의 과정에 있기보단 점진적 침체로 접어든 듯 보인다. 기존 산업 중심의 성장이 경제적 활력으로 전환되지 못하는 구조적 문제를 안고 있는 탓이다.

한국이 압축 성장의 성공 모델로 평가받아 왔다는 점은 분명하다. 문제는 과거의 성장 공식이 더는 유효하지 않다는 점이다. GDP 규모가 한국보다 16배 큰 미국의 성장률이 한국을 넘어선 상황이 이를 방증한다. 경제의 지속적인 성장을 위해서는 기존 산업이 한계에 부딪힐 때 이를 대체할 혁신이 필요하다. 그러나 한국은 여전히 반도체·자동차·조선 등 전통적 주력 산업에만 의존하고 있어 신산업으로의 전환 속도가 더디다. 이와 달리 미국은 신산업 분야에 적극 투자하며 성장 동력을 확보했다. 엔비디아, 오픈 AI 같은 선도 기업들이 민간 투자와 정책적 지원을 기반으로 성장하면서, 창조적 파괴의 선순환이 경제 활력으로 이어진 것이다.

물론 성장률 둔화가 필연적 침체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대부분 선진국도 일정 수준 성장한 뒤 저성장 국면에 접어들었다. 그러나 이들 국가는 여전히 글로벌 경제에서 활력을 유지하고 있다. 특히 과거 ‘유럽의 병자’로 불리던 독일은 ‘인더스트리 4.0’을 통해 제조업 혁신을 이루면서 글로벌 제조 강국으로 재도약했다. AI, 빅데이터 기술을 기존 제조업과 결합해 생산성을 극대화한 것이다. 이러한 차이는 성장 둔화 자체보다 어떻게 성장 동력을 확보할 것이냐가 더 중요한 문제임을 보여준다. 결국 관건은 혁신의 기풍이다. 산업의 질적 전환 없이 ‘한강의 기적’을 이끌었던 집약적 성장 모델에만 머무른다면 침체의 수렁에 빠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한국 경제에 필요한 것은 창조적 파괴를 촉진할 수 있는 환경이다. 산업 구조 전환을 실질적 혁신으로 연결해 경제적 활력을 되찾는 것이 핵심이다. 미국 정부가 1980년대 후반 반도체 산업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산학연 협력 모델인 ‘세마테크’를 출범시킨 것이 좋은 예다. 한국 역시 기존 제조업 중심 경제체제에서 벗어나 AI, 바이오, 우주항공 등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선 노동의 질적 전환도 필수적이다. 산업의 혁신은 곧 인적 자원의 혁신과도 맞물려 있기 때문이다. 디지털 및 AI 직무 교육을 강화해 고부가가치 산업을 이끌 인재를 양성해야 하는 이유다. 동시에 규제 샌드박스 등을 적극 활용해 혁신 기업이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도 필요하다. 과거의 성공 공식에 안주하지 않고, 혁신을 촉진하는 것이야말로 ‘피크 코리아’를 ‘넥스트 코리아’로 전환할 열쇠다.


■ 우수작3 (이수빈)

미국의 경제학자 루카스는 자본주의 경제의 성장을 ‘인적자본’, 즉 ‘인재’에 있다고 봤다. 시행착오와 교육을 통해 근로자나 기업가에 체화된 지식이나 기술이 경제성장의 원동력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우리나라가 60년대부터 80년대까지 가파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이유는 선진국의 지식과 기술을 베낄 수 있는 ‘모방형 인재’ 덕분이었다. 당시 한국의 경제성장률은 7% 이상을 유지하며 선진국을 빠르게 따라잡았다. 그러나 90년대 이후 신기술과 인구 문제 등 변화하는 대내외적 환경 속에서 모방형 인재는 성장의 동력이 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피크 코리아’라는 진단은 단순한 비관이 아닌, 앞으로 한국이 인재를 어떻게 양성하고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현실적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

변화하는 사회에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는 능력은 ‘모방’이 아닌 ‘창조’에서 나온다. 기존 지식을 단순히 따라 배우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문제를 스스로 정의하고 해결책을 만들어내는 인재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예컨대, 미국은 ‘창조형 인재’의 육성을 주요 과제로 삼아 대규모 R&D 투자에 집중했다. 미국 정부는 AI 관련 R&D 분야에 연간 11억 달러에 달하는 예산을 집행하였고, 국방부는 이를 통해 ‘시리’ 기술을 개발했다. 정부뿐만 아니라 기업과 대학도 창조형 인재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으로 협력하며, 글로벌 AI R&D를 선도할 수 있었다. 반면, 한국은 여전히 ‘모방’ 중심의 시스템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한국의 노동 시장은 창조형 인재의 발굴을 더욱 어렵게 한다. 일본을 ‘모방’한 연공서열 임금체계의 경직성 때문이다. 2019년 세계경제포럼(WEF)의 국가경쟁력 평가에 따르면 한국의 노동시장 경쟁력 순위는 OECD 소속 36개 회원국 중에서 27위로 하위권에 머물렀다. 노동시장의 ‘유연성’과 ‘능력주의 및 보상’ 항목에서 낮은 점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한국의 현장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인재는 관리자로 승진하는 경향이 강하다. 동시에 잠재력이 높은 젊은 인재는 사소한 업무에 묶인다.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된 지식이나 젊은 인재의 창의성은 여전히 발현되기 힘든 구조다.

결국, 경제 성장의 원동력인 ‘인재’에 대한 투자가 선행되어야 한다. 에이지 블라인드 고용 시스템과 성과 기반 임금 체계를 도입해야 한다. 학력이나 나이에 상관하지 않고, 1개월 단위로 직원의 성과 보상을 책정하는 미국 빅테크 기업의 ‘레벨제’가 좋은 예다. 동시에 지속 가능한 생산성을 유지할 수 있도록 교육, 훈련, 건강관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고, 전직 및 재취업 지원을 통해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높여야 한다. 혹자는 이러한 변화가 청년층의 일자리를 위협할 수 있다고 말한다. 그러나 연공서열 중심의 임금체계와 희망 퇴직금 제도는 오히려 기업에 비용적 부담을 주고 있다. 유연한 노동시장으로의 변화는 기업의 부담을 줄이고 청년 고용 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한국만의 ‘창조형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다. 루카스가 1960년대 한국의 경제 성장을 ‘모방의 기적’이라 표현했던 것을 넘어, 이제는 ‘창조의 기적’을 꿈꾸어야 할 때이다.